연애

인간관계는 따뜻한 난로처럼

김보니 2019. 10. 31. 15:00

 

 

 

 

30대가 되고 나서 가장 현타가 왔던 일은 인간관계다

진짜 친했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사실은 진짜 친하지 않았단 것도 알게 되었고

제법 불편하게 생각했던 친구가 의외로 의리있고 든든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느 계기로 인해 친했던 친구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그 친구가 참 편했고 친하다고 생각해서 모든걸모든 걸 공유하고 싶었고 모든 걸 함께 하고 싶었지만

그 친구는 아니었나 보다 자기만의 선이 명확한 아이였다

그땐 몰랐다 내가 널 이 만큼 생각하는데 넌 왜 이 정도밖에 생각을 안 해주니?

내가 준 것만큼 돌아오지 않는 것에 대한 분노가 있었고 억울했고 섭섭했다

자주 가는 단골집에서 사장님이 나한테는 치킨을 만원 주고 파는데

뜨내기손님한테는 치킨을 오천 원에 팔고 서비스 감자튀김까지 주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친구라는 명목 하에 내가 선을 넘는 행동을 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넌 내 친구니까 나한테 이 정도 말해도 되는 거잖아..

넌 내 친구니까 내가 이 정도 충고해줘도 되는 거잖아..

넌 내 친구니까 이런 행동해도 다 이해해 줄 거잖아..

 

아마 그 친구가 나보다 더 친한하고 편한 친구가 있었다는 걸 난 인정하기 싫었던 거 같다

그리고 그 친구는 내가 생각했던 거보다 날 편한 친구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도 알게 되었다

물론 그 친구가 잘못했단 건 아니다

내가 좋아하면 다 나처럼 날 좋아할 줄 알았던 착각

그 착각을 인정하지 못했던 세월 그리고 상처

 

오히려 이젠 그 친구한테 고맙다

친한 사이일수록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으니 말이다

친구사이엔 배려라는 게 필요하다

내가 생각했던 선과 상대방이 생각했던 선이 확연히 다를 수도 있고

내입장에서는 A가 맞는데 그 친구 입장에서는 B라는 것이 맞을 수도 있을 텐데

B를 선택한 친구를 이해를 못하면 못하는 데로 B를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다..

 

그냥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인간관계는 난로처럼...

B나 C를 좋아하더라도 나랑 다르면 다른 데로

이해가 안 가면 이해가 안 가는 데로

서로 이해시킬 필요도 애써 이해하려고 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그냥 그런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면

서로가 따뜻해지는 사이가 될 거 같다

 

우리의 연애도 그렇다

친구사이에도 배려과 선이 필요하듯

친구보다 한걸음 더 가까운 우리의 연애는

왜 그렇게 애인이라는 명목 하에 배려도 선도 없이

모든 걸 마음대로 하려고 할까?

 

이제부터 우리의 서툴렀던 연애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보자